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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준석 시인이 읽어주는 詩. 105 - 갈대꽃

 안양광역신문사(aknews@paran.com)

 2010-11-05 오후 6:21:00  4582
- File 1 : 20101105182128.jpg  (29 KB), Download : 1228

 

 

 

 

 갈대꽃

 

박 형 준

 

 

겨울 갈대밭에

휘이익 휘이익 벗은 발을 찍는

저 눈부신 비애의 발굽

살을 다 씻어낼 때까지

잠들지 못하는 공포, 겨울 갈대밭에

바람의 찬손이 허리를 감아쥐고,

빛나는 옷을 입고 내려온 물방울이

소금불에 휘고 있다

---------------------------------------------------

  평생 시를 쓰다 보니 평생 오독을 하며 살게 된다.

나는 그것을 후회하거나 슬퍼하지 않는다. 갈대밭에서

‘눈부신 비애의 발굽’을 찾아내는 시인도 있지 않은가.

 

겨울바람을 견뎌내는 일이 그리 쉬운 것인가. 끝없이

흔들어 대는 바람을 어찌 이길 수 있는가. 차라리 갈대

꽃의 눈부신 모습과 물에 젖은 갈대 발 사이에 ‘비애’란

말을 넣을 수 밖에 없는 것 아닌가. 살다보면 ‘비애’란 말은

어떤 일, 사이와 사이에서 빛나는 경우를 보게 된다.

 

그러나 나는 이 시를 읽으며 ‘발굽’에서 말(馬)들의 질주를

꺼내고 싶은데 오판이란 누명을 걸쳐 입을까봐 포기 한다.

 ‘소금불’을 쓰려면 저녁노을을 꺼내야겠다고 역시 혼잣말로

중얼거리다  만다. 비쩍 마른 시인의 몸뚱이만 갈대 같은

계절이다.     (배준석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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