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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하기 좋다 하고

 안양광역신문사(aknews0511@daum.net)

 2020-01-01 오후 8:36:58  386
- File 1 : 2020010120376.jpg  (47 KB), Download : 32

 

 

 

유화웅 시인, 수필가, 예닮글로벌학교장

말하기 좋다하고 남의 말 말을 것이

남의 말 내하면 남도 내 말하는 것이

말로서 말 많으니 말 말을까 하노라.’

조선 영조 때 김천택 선생이 편찬한 청구영언(靑丘永言)에 전해오는 시조입니다.

어쩌면 시조 한 수() 안에 이토록 절묘하게 말(言語)에 대한 교훈을 담아 놓았을까 감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특히 종장(終章) ‘말로서 말 많으니 말 말을까 하노라는 표현은 가히 압권이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인간을 언어적인 존재라 하여 호모로쿠엔스(Homo loquens)라고 하여 다른 동물과 구별하고 있습니다.

언어의 기능은 첫째 정보적 기능이 있습니다. 이는 지시적 기능이라고도 하는데 모든 개념에 대한 설명을 통해 정보를 알게 되는 기능이라고 하겠습니다.

둘째로는 명령적 기능이 있습니다. 언어를 통해 듣는 이가 행동의 변화를 일으키게 하는 기능입니다.

셋째는 친교적 기능이 있습니다. 상호 소통을 통해 새로운 인간 관계가 형성되게 하는 기능입니다.

넷째는 정서적 기능입니다. 희로애락의 감정을 표출하여 자기의 마음 상태를 언어로써 드러내는 기능입니다.

다섯째는 미적(美的)기능입니다. 같은 말이라도 듣기도 좋고 아름답게 표현하는 기능이라고 하겠습니다.

이런 언어의 다양한 기능은 사회적으로 묵시적 약속에 의해 인정되고 수용되고 통용되기 때문에 말을 사용하는데 있어 질서와 윤리성이 바탕이 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 말을 바르고 온전하게 사용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동서양의 경전에서 지적하고 있습니다.

성경 야고보서 2장에서는 혀는 곧 불이요, 불의의 세계라, 혀는 우리 지체 중에서 온 몸을 더럽히고 삶의 수레바퀴를 불사르나니, 그 사르는 것이 지옥 불에서 나느니라. 여러 종류의 짐승과 새와 벌레와 바다의 생물은 다 사람이 길들일 수 있고 길들여 왔거니와, 혀는 능히 길들일 사람이 없나니 쉬지 아니하는 악이요, 죽이는 독이 가득한 것이라고 했습니다.

중국 당()나라의 명재상 풍도(馮道)도 그의 설시(舌詩)에서 입은 화의 문이요, 혀는 몸을 베는 칼이라(口是禍之門 舌是斬自刀)하였습니다. 말에는 책임도 있고, 색깔도 있고 온도도 있고 긍정의 힘과 부정의 힘이 있어 양날의 칼과도 같습니다.

통신 수단이 발달하기 전에는 만나서 얼굴을 맞대고 주고받는 수단과 방법 밖에는 없었으므로 당사자끼리에만 그 영향을 주고받기만 했습니다.

통신 수단이 발달하면서 말의 전파력은 빛의 속도로 전파, 확산되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나와 관계가 없는 말도 들어야 하고, 반응을 보이는 세태 속에서 정신을 바짝 차리지 않으면 어느 사이에 남의 말로 인해 말에 휩쓸리며 자기를 잃어버리기도 합니다.

어떤 이의 말은, 겉으로 보면 아주 화려한데 알맹이가 없는 말을 하기도 하고, 한마디를 해도 천근의 무게를 느끼게 하는 말을 하는 이도 있습니다.

겉으로는 남을 위하는 말을 하는 것 같은데, 나중에는 자기의 욕심을 채우는 말로 교묘히 꾸며 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어떤 이는 자기와 아무 관련이 없는 사람을 상대로 공격을 하고 비수를 꽂는 듯한 말을 퍼부어 대는 이도 있습니다. 이젠 말이 무기가 되어 공격 아니면 방어의 등식으로 존재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예전의 말 장난의 수준으로 우스갯 소리는 거의 사라지고 같은 말도 말 폭탄, 융단 폭격, 직격탄 등 전쟁 용어가 일반화되고 그로 인해 희생되는 이들도 있습니다.

표현의 자유라 해서 말의 금단 구역을 넘어서는 일은 없어야 하겠습니다.

교양과 상식이 통용되는 말로 사회가 평안해졌으면 합니다. 서슬 시퍼런 날카롭고 차가운 언어로 신문지상이나 전파를 어지럽히는 이들이 사라졌으면 합니다.

하기야 짐승과 새와 벌레도 길들일 수 있지만 혀는 길들일 수 없다고 하였으니 공허한 기대가 아닐까 하는 마음도 가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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