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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벌이, 꼰대, 삐라

 안양광역신문사(aknews0511@daum.net)

 2020-06-26 오후 7:24:45  2685
- File 1 : 20200626192459.jpg  (47 KB), Download : 262

 

 

 

유화웅 시인, 수필가, 예닮글로벌학교장 

우리나라의 어휘는 고유어, 외래어, 외국어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고유어(固有語)는 우리 민족의 역사와 함께하며 생명을 이어오는 순수한 토박이 말입니다. ‘하늘’, ‘’, ‘사람’, ‘나라같은 어휘입니다.

외래어(外來語)는 외국에서 들어와서 국어처럼 쓰이는 단어들입니다. 피아노, 라디오, 아파트 등과 같은 예입니다.

외국어는 우리말에 속하지 않은 완전한 다른 나라의 단어입니다. 옴니버스(Omnibus), 옵서버(Observer), 옵션(Option) 등과 같이 언중(言衆)이 보편적으로 익숙하게 사용하지 않는 단어들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사용하는 익숙한 어휘들 가운데 어원이 분명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6.25 사변이후 집이 없거나 의탁할 곳이 없는 어린아이들은 불량배들에게 끌려가 집단으로 거주하면서 구걸이나 도둑질 따위를 하도록 시키기도 하고 껌이나 사탕 종류의 물품을 거리에 다니거나 한 장소에 앉아 돈 벌이를 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이 아이들을 앵벌이라고 했습니다.

일설에는 이 아이들이 앵앵울면서 돈벌이나 구걸을 한다고 해서 앵벌이란 말이 생겨났다고도 합니다. 씁씁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프랑스 파리를 3차례 방문할 기회가 있어 이곳 저곳을 돌아보다가 군사박물관을 보게 되었습니다. 1676년에 루이 14세가 전쟁 부상병, 연로한 퇴역자를 위한 생활 근거지로 설립한 기관 이름이 앵발리드(Invalides)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며 생활이 여의치않고 정부 보조도 제대로 안되니까 상이군인들과 퇴역한 군인들이 길거리로 다니며 구걸행위도 하고 때로는 행패도 부리는 일도 있었다고 합니다. 그들이 앵발리드 출신이라는 것이 알려지면서 앵발리드가 앵발리로 변해 쓰였고 그 말이 우리나라에까지 들어오면서 앵벌이가 되었다는 꽤 설득력이 있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꼰대라는 말도 사용하는 언중(言衆)들이 많은 것에 비해 어원이 분명하지 않습니다.

꼰대2019923일 영국의 BBC에서 오늘의 단어kkondae(꼰대)자신이 항상 옳다고 믿는 나이 많은 사람(다른 사람은 늘 잘못됐다고 여김)’이라고 소개한 세계화한 단어이기도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국어사전에 은어로 늙은이를 이르는 말이자, 학생들의 은어로 선생님을 이르는 말이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근래에 들어서는 그 의미를 더욱 확장해서 권위적인 사고를 가진 어른이나 선생님 및 직장의 상사(上司)를 꼰대의 범주에 넣고 있습니다.

꼰대는 번데기의 영남 사투리인 꼰데기에서 파생되었다고도 하는데 번데기의 주름이 진 모습을 노인의 얼굴에 비유하여 노인을 꼰데기라고 부르게 되면서 꼰대로 굳어졌다고도 합니다.

또 일설에는 프랑스어로 백작(伯爵)꽁테(Cornte)’라고 하는데 매국노 이완용 등이 작위를 일제(日帝)로부터 받게 되자 작위(爵位)를 프랑스식 발음꽁테를 일본식 발음으로 꼰데로 불렀다고 했는데 당시 우리 국민들이 그들을 꼰대라고 비웃는 말로 사용한데서 기인했다고도 합니다. 세월이 흐르며 꼰대는 긍정적인 의미의 어휘가 아닌 부정과 조롱의 의미가 담긴 말로 굳어졌습니다.

그런 반면 삐라는 어원이 분명한 가운데 널리 쓰이는 단어입니다. ‘삐라는 영어 bill(전단지)의 일본식 발음 비라(삐라biraびら)로 변형되어 쓰였습니다. 영어가 일본을 거쳐 우리에게 삐라로 정착해서 선전이나 광고를 하기위해 사람들이 많이 다니거나 있는 곳에 뿌리는 전단인데 삐라는 우리나라에도 꽤 오래 전부터 사용되었습니다. 19216월 개벽 14호에 시가(市街)의 판장(板牆)이란 판장은 강연회의 주최를 광고하는 비라로 도배되었으며라고 기재되었을 정도입니다.

그런데 이 삐라를 트집잡아 북한이 남북의 관계를 얼어붙게 했고 급기야 단절까지 이어질 불길한 징조를 보이고 있습니다.

국적도 알 수 없는 단어들이 우리 나라에 들어와 사람들의 머릿속에 자리잡아 의식을 지배하게 되었습니다.

단어 하나에서도 시대를 읽을 수 있고 세태가 반영됩니다.

그리고 의식 속에 하나의 영상으로 자리잡아 때로는 사고의 균형을 깨뜨리며 혼란스럽게 할 때도 있습니다.

옛말에 악사천리(惡事千里)라고 나쁜 일은 그 소문이 멀리 멀리 퍼진다고 했는데 좋은 말, 좋은 일로 우리 마음을 채워가고 좋은 소문이 멀리 퍼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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