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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상화폐, 유용한 화폐가 될 수 있다

 안양광역신문사(aknews0511@daum.net)

 2021-06-25 오후 7:17:51  816
- File 1 : 20210625191757.jpg  (7 KB), Download : 68

 

 

 

 

김교창 사단법인 선진사회만들기연대 고문

우리나라 가상화폐(假想貨幣, virtual currency) 투자자가 지난달 초 587만명을 넘어섰다. 작년 말의 163만명에서 불과 넉 달여 만에 3.6배로 폭증하였다. 이 중 60%2030 세대다. 가상화폐 거래용 은행계좌가 매일 7만개씩 늘어나는 투자 광풍이 일기도 하였다. 가상화폐 거래 규모가 급증하면서 자본시장과 거의 맞먹거나 한때 앞서기도 하였다.

가상화폐는 온라인상의 디지털 표상(表象)으로, 눈으로 볼 수 없고 손으로 만질 수 없는 것이라 법정화폐(지폐, 동전 등 실물화폐)와 대응하여 부르는 명칭이다. 디지털 표상이라 디지털화폐, 그 표상이 암호 같은 구조라 암호화폐(cryptocurrency), 전자적으로 거래되므로 전자화폐라고도 한다. 이미 미국, 유럽, 일본, 싱가포르, 인도 등에서는 정부가 부분적으로나마 결제수단으로 인정하는 등 세계적으로 가상화폐를 결제에 이용하는 사례가 점차 늘고 있다. 스위스는 심지어 관공서에서도 취급하며, 기업도시 추크에는 가상화폐 관련 업체들이 밀집한 가상화폐거리(Crypto Valley)도 생겼다. 중국 정부는 채굴을 전면 금지하고 있지만, 중국인들은 세계 가상화폐시장에서 큰손으로 군림하고 있다.

현실 세계에서 결제수단으로 활용되고 언제나 실물화폐로 바꿀 수 있으므로. 가상화폐는 가상 세계(virtual world)의 화폐가 결코 아니다. 화폐는 오직 법정화폐뿐이라는 고정 관념에서 벗어나 법정화폐가 아닌 화폐도 있을 수 있다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필자는 가상화폐를 법정화폐와 구분하여 자율통화(自律通貨)’로 호칭하고 법정화폐와 함께 활용하는 방안을 강구하면 어떨까 생각한다. 은행들이 가상화폐를 활용해 법정화폐를 대체할 길을 찾는 것도 한 방법이다. 가상화폐를 병용하면 업무 처리에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예컨대 실물화폐의 발행과 처리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지구상에 가상화폐가 처음 등장한 것은 20091월이다. 나카모토 사토시란 사람이 블록체인 기술에 기반을 두고 비트코인이란 이름의 가상화폐를 개발하였다. 아직까지 정체가 드러나지 않은 사토시의 것으로 추정되는 지갑(wallet)에는 100만 비트코인이 들어 있으나,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인출된 적이 없다. 비트코인에 뒤이어 이더리움, 리풀 등 수많은 종류의 가상화폐가 발행되었다. 세계 시장에서 거래되는 종류가 1,000종을 넘고, 우리나라에서 거래되는 것만도 100종 이상이다. 그중 30여 개는 한국에만 있는 이른바 김치코인이다. 세계 가상화폐시장의 절반을 비트코인이 차지한다. 가상화폐가 크게 비트코인과 그 밖의 코인, 즉 알트코인으로 분류되는 이유다. 알트코인 중 발행기관이나 내용이 불분명한 것들을 잡코인이라고 한다. 요즘 우리나라 거래소들이 잡코인들을 정리하느라 부산하다.

한국에서는 20137월 첫 거래소가 정보통신업자로 신고하고 문을 열었다.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을 비롯해 국내 거래소의 수가 현재 200여 개에 이른다. 정부는 지난해 3월 가상화폐를 규율하기 위하여 특정 금융 정보의 보고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였다. 그러나 가상화폐를 전자적으로 거래되는 증표로 정의하고 가상 자산으로 분류하는 정도에 그쳤고, 거래소 설립은 여전히 신고 대상으로 남겨 두는 등 달라진 게 별반 없다. 2019년 말까지 서울, 부산 등지에 가상화폐 점포 170여 곳이 개설되었으나, 지난해 들어 몸을 사린 탓인지 많은 곳이 거래를 중단한 상태다. 우리나라도 빠른 시일 내에 가상화폐거리가 여러 곳 조성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가상화폐는 온라인 거래이므로 24시간 어디서나 결제가 가능하다. 갖고 다니다 분실하거나 잘못 건드려 훼손될 염려도 없다. 거래 비용도 안 들고, 수수료도 아주 적어 부담이 별로 안 된다. 국경이란 장벽도 없다. 환전의 번거로움이나 환차손, 환전수수료 등을 걱정할 필요도 없다. 201311월 벤 버냉키 당시 미국연방준비제도 의장이 비트코인의 안전성, 신속성, 효율성 향상을 촉구하며 장기적으로 전망이 밝은 분야라고 진단한 것도 가상화폐의 이런 장점들에 주목했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증권사 메릴린치도 뒤이어 지급결제수단으로서 비트코인의 잠재력을 매우 높게 평가하였다.

편리한 만큼 악용될 소지도 적지 않다. 가상화폐는 자금 세탁, 시세 조작, 국외 자금 유출, 해킹 등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신종 코인을 미끼로 투자자를 모집해 돈만 챙긴 뒤 도주하는 사건도 왕왕 발생한다. 그러나 악용 소지가 있다는 이유로 제4차 산업혁명의 한 축인 가상화폐의 거래를 막는다면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는 짓이다. 우리나라는 자유시장경제의 나라다. 기업 활동을 함부로 막을 수 없다. 게다가 국경 없는 거래이므로 우리 정부가 막으려도 막을 수 없다. 무턱대고 막았다간 정보기술(IT) 강국의 지위를 잃을 뿐만 아니라 막대한 국부 손실도 각오해야 한다.

정부는 우왕좌왕하다 지난달 말에야 금융위원회를 가상화폐 관리·감독 주무 부처로 확정하였다. 내년 1월부터는 가상화폐 거래로 인한 소득에도 과세한다는 방침이다. 세금을 물리려면 거래를 제도권으로 편입시키는 작업을 앞세워야 한다. 금융위가 거래소와 상품들을 잘 관리하고 악용 소지를 차단해 투자자 보호에 만전을 기해 주기 바란다.

모든 사물은 사람이 쓰기에 따라 약이 될 수도, 독이 될 수도 있다.

 

필자소개

김교창(kyo9280@daum.net)

사단법인 선진사회만들기연대 고문

법무법인 정률 (고문변호사)

대한변호사협회 법제위원

()한국청년회의소 논설고문

저 서

주주총회의 운영

표준회의진행법교본

김교창의 시사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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