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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신(背信)과 신의(信義)

 안양광역신문사(aknews0511@daum.net)

 2021-01-21 오후 7:32:09  506
- File 1 : 20210121193242.jpg  (47 KB), Download : 32

 

 

 

유화웅 시인, 수필가, 예닮글로벌학교장 

한 시대를 지배했던 가치가 역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변질되거나 전도(顚倒)되는 것을 봅니다.

정의가 불의가 되고, 불의가 정의가 되며, 선이 악이 되고 악이 선으로 평가되기도 합니다. 의인이 죄인이 되고 죄인이 의인이 되기도 합니다. 이에 따라 그 중심에 서 있는 지배계층은 신의와 배신의 기로에서 상반된 평가를 받습니다.

따라서 공신이 역적이 되기도 하고 역적이 공신으로도 됩니다.

힘의 논리가 역사를 지배하는 증거라 하겠습니다.

조선 건국 초기에 나라의 기틀 마련한 1등 개국공신 삼봉 정도전은 제 1차 왕자의 난 때 이방원에게 살해되면서 역적이 되어 1409년에 공신에서 제외되었고 1865년 고종때에 와서 복권이 되었습니다.

1453년 소위 계유정난(癸酉靖難)으로 일컬어지는 수양대군의 정권찬탈 또한 의()와 불의(不義)의 가치를 혼돈케 하는 사건이라 하겠습니다.

세종의 장남 문종이 병약하여 임금 위에 오른지 23개월만에 타계하고 외아들 홍위가 열두살에 왕이 됩니다.

문종은 왕위를 오래 지킬 수 없음을 알고 어린 아들 단종을 잘 보필하여 달라고 영의정 황보인 우의정 김종서와 집현전의 엘리트 학사들에게 부탁을 하고 이들은 충성 맹세를 하였습니다.

숙부 수양대군은 열두살 어린 조카 단종을 폐위시키고 스스로 왕위에 올랐습니다. 그가 제 17대 세조(재위 1455-1468)입니다.

이 때 문종의 충신들 특히 박팽년, 성삼문, 이개, 하위지, 유응부, 유성원 등과 김 질 등이 단종의 복위를 위하여 결의를 하고 거사날짜까지 정했는데 이 중 김질(金礩)이 자기 장인 정창손에게 알리고 정창손은 김질과 함께 세조에게 찾아가 반역을 밀고를 하였습니다. 이 바람에 단종 복위에 참여했던 이들은 모두 역적으로 처형되었습니다.

그 후, 김질은 세조의 신임을 받아 좌익공신 3등에 올랐습니다. 이어 승승장구하여 평안도 관찰사, 공조판서, 병조판서, 우의정, 좌의정이 이르며 권력을 잡고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였습니다.

그리고 장인 정창손도 좌익공신 3등에서 공신 2등으로 오르고 우의정을 거쳐 영의정에까지 올랐다가 86세로 1487에 죽었습니다.

그러나, 그도 1504년 연산군의 갑자사화 때 연산군의 생모를 폐출하는 논의에 참여했다는 죄로 부관참시(剖棺斬屍)를 당했다가 1506(중종1)에 복권되는 생의 우여곡절을 겪었습니다.

반면 사육신(死六臣)을 그 후 1691년 숙종 때 충절의 상징으로 숭배되고 관직을 회복시켜 주었고 후손들도 관직에 오를 수 있도록 길을 열어 주었습니다.

그 후 1782년 정조 때 지금의 노량진에 사육신 묘를 만들어 충절을 기리고 있습니다.

, 왕에서 노산군(魯山君)’으로 다시 서인으로 강등되었다가 1698(숙종 24) ‘단종(端宗)’으로 복위되면서 그의 묘도 장릉(莊陵)으로 칭하여 명예를 회복하였습니다.

세월이 지나 근래에 와서는 각 지방에서 축제가 열리면서 단종의 유배지였던 영월에서는 단종제(端宗祭)’를 개최하여 비운의 왕을 추모하며 어린 왕과 왕비의 슬픈 사랑을 전해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경기도 광릉의 세조의 능에는 추모하며 찾는 사람의 발길이 얼마나 될지 모르겠습니다. 치세(治世)의 공()보다, 사람이 지켜야 할 도덕성을 가졌는가가 역사의 올바른 평가를 받는다고 하겠습니다.

배신, 배반으로 얻은 권력이나 부는 한 때를 지배할 뿐 결코 세월을 지내오면서 그 죄과가 더욱 크게 부각되어 사람들의 마음과 머릿속에 남게됩니다.

단테의 신곡(神曲)의 지옥 편 9구역 중에 신성모독은 7구역에 있지만 배신은 지옥의 맨 밑바닥인 9구역에 설정되어 있습니다. 인간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배신자의 대표자는 하나님을 배반한 타락한 천사 루시퍼, 예수를 배반한 가롯 유다, 율리우스 카이사르를 배반한 부루투스와 카시우스가 있습니다.

역사의 수레바퀴가 신의와 배신으로 점철되어 굴러가지만 그래도 사람들의 희망은 신의라 하겠습니다. 신의를 지키다 형장으로 끌려가며 쓴 성삼문의 시가 이 시대에 샛별처럼 빛을 발합니다.

둥둥둥 북소리는 사람 목숨 재촉하고(擊鼓催人命 격고최인명)

고개 들어 하늘 보니 해는 뉘엿뉘엿(回首日落斜 회수일욕사)

저 세상에는 묵어갈 주막도 없은 텐데(黃泉無一店 황천무일점)

오늘 밤엔 뉘집에서 묵어갈거나(今夜宿誰家 금야숙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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