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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준석 시인이 읽어주는 詩 94-백일홍

기사입력 2010-08-13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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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일홍

 

김 정 애

 

 

비온 후 내리쬐는 눈부심에
저절로 눈 감았다
눈 감으니 따가운 눈물
목덜미부터 시작된
노점 할머니는 꼭 백일만 일 한다고 했다
도심 속 가장자리 부여잡고
떨구어 내던 서글픔
풍겨 나와 땀방울과 함께
여름 골목 농축시키고 계시다

 

오후 가장자리 잡고
넓게 펼쳐진 좌판대 백일만 일하고
백일만 생각하고 백일만 운다던
할머니는 백일을 버티고도 열흘을
더 앉아 계셨다고 한다
목덜미에 걸린 파란 열정은
따사로운 눈물 자국이며
진하게 울수록 전해지는
파도 닮은 에메랄드였다

 

연정도 없이 지켜준다던 기일
채우지 못하고 또
어둠이 몰려오기 전
눈물 속에 되살아난
초롱빛 속삭임도 다 펼쳐내던
꽃잎 한 장 한 장
그리운 도장 채워지지 못한 채
홍일점 되었다

 

시골집 화단에 백일홍 수수하게 피었다. 백일홍의 계절에 ‘백일홍’이라는 시를 읽는다. 사연도 따라온다.
마치 백일홍 꽃말처럼. 백일홍 전설처럼. 시인이 만든 사연에 긴 생각이 꼬리를 문다. 무더운 한여름 한낮, 예전엔 유난히 많았던 ‘백일’ 이란 의미도 되짚어 본다. 백일기도하듯. 요즘 백일이야 아무려면 예전만 하랴. 그 속사연이.(배준석 시인)

 

안양광역신문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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