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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일 2022-08-13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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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준석 시인이 읽어주는 詩 95 - 파

기사입력 2010-08-20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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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준석 시인이 읽어주는 詩. 95


           파


         강 문 순




감자국을 끓이며 파를 찾는다

신문지에 둘둘 말린 파는 물러 있다

성질 급한 사람을 닮았다

푸르룩 거리며 덤벼들 때는

눈이 따갑게 매워 한발 뒤로

물러나 있어야 한다

눈물 쏙 빼게 옳은 소리만 하는

그 사람 잔소리는 톡 쏘게 독하다

너무 길고 지루하다

머리 부분 빼고 꼬리 잘라 내면

참을 만하겠다

서슬 퍼렇던 성질 한꺼풀 벗겨냈다


한소끔 끓인 뽀얀 감자국에

고명 같은 파 송송 썰어 넣었다

고얀 성질 쉽게 죽지 않는다

보란 듯이 파랗게 살아 동동 떠 있다

한 대접씩 떠서 식구끼리 나눠 먹는다

고약한 사람

밥상머리에 풀죽은 채 골라져 버려졌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詩는 사실 별 것이 아니다. 우리네 살아가는 이야기다. 그 이야기를 사실대로 말하면 재미없어 조금 다른 이야기와 비유를 한다. 그래야 읽는 사람이 재미있게 상상하며 즐길 수 있다.

 

  그렇다고 詩를 정말 별 것 아니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꼭 해야 할 이야기를 잘 알고 시의 적절하게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이 詩는 독하고 맵고 성질 급한 사람을 파에 비유하고 있다. 그렇게 고약하게 살다보면 인생이 피곤해 진다는 이야기다. 이제 날도 선선해지는데 성질 좀 죽이고 편안하게 살아보자.

  (배준석 시인)


안양광역신문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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