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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일 2022-08-13 17:28

  • 박스기사 > 배준석 시인이 읽어주는 詩

* 배준석 시인이 읽어주는 詩. 105 - 갈대꽃

기사입력 2010-11-05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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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갈대꽃

 

박 형 준

 

 

겨울 갈대밭에

휘이익 휘이익 벗은 발을 찍는

저 눈부신 비애의 발굽

살을 다 씻어낼 때까지

잠들지 못하는 공포, 겨울 갈대밭에

바람의 찬손이 허리를 감아쥐고,

빛나는 옷을 입고 내려온 물방울이

소금불에 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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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생 시를 쓰다 보니 평생 오독을 하며 살게 된다.

나는 그것을 후회하거나 슬퍼하지 않는다. 갈대밭에서

‘눈부신 비애의 발굽’을 찾아내는 시인도 있지 않은가.

 

겨울바람을 견뎌내는 일이 그리 쉬운 것인가. 끝없이

흔들어 대는 바람을 어찌 이길 수 있는가. 차라리 갈대

꽃의 눈부신 모습과 물에 젖은 갈대 발 사이에 ‘비애’란

말을 넣을 수 밖에 없는 것 아닌가. 살다보면 ‘비애’란 말은

어떤 일, 사이와 사이에서 빛나는 경우를 보게 된다.

 

그러나 나는 이 시를 읽으며 ‘발굽’에서 말(馬)들의 질주를

꺼내고 싶은데 오판이란 누명을 걸쳐 입을까봐 포기 한다.

 ‘소금불’을 쓰려면 저녁노을을 꺼내야겠다고 역시 혼잣말로

중얼거리다  만다. 비쩍 마른 시인의 몸뚱이만 갈대 같은

계절이다.     (배준석 시인)

안양광역신문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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