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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자(勝者)의 저주(詛呪)

<유화웅 칼럼>

기사입력 2017-06-13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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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화웅 시인,수필가,(사)굿파트너즈 이사장

승리는 싸움을 전제로 하여 얻어지는 결과물입니다. 언제, 어디서 누구와 무엇과의 크고 작은 싸움에서 이긴 후에 느끼는 기쁨은 승리한 자만 압니다.

그러나, 승리가 있기까지는 개인이건 집단이건 사회건 국가건 많은 희생이 있게 마련입니다. 따라서 희생이 없는 완전한 승리란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더구나 승리를 하고서도 기쁨이 없는 승리도 있습니다. 피로스(B.C. 319 - B.C. 272)는 고대 그리스 에페이로스 왕입니다. 그는 이론과 경험을 고루 갖춘 전략 전술가로 알렉산더 대왕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평가되는 왕이었습니다.

그는 전쟁을 즐기는 사람이었습니다. 전쟁에 임해서는 승리만 있을 정도이었습니다. 그는 로마와의 전쟁에서 승리는 했습니다. 이 때, 로마군 6,000명이 희생되었는데 피로스의 군대도 3,500명이나 희생되었다고 합니다.

믿고 있던 지휘관과 사령관들이 쓰러지고 측근과 부장들 몇 명만 제외하고 모두 잃었다고 합니다. 피로스 왕은 방패에 실려갔고 회복 불가능한 손실을 입은 실속없는 승리를 했습니다. 완전히 패배한 것 같은 승리를 했습니다.

피로스 왕 스스로 ‘한 번만 더 이겼다가는 완전히 망한다’고 했다는 거지요.

이후부터 전쟁에서 승리를 했지만 많은 희생과 대가를 치른 승리를 ‘피로스의 승리(Pyrrhic Victory)’라고 합니다.

성공했거나 승리한 것이 산술적으로는 인정이 되지만 실제는 실패나 패배한 것과 다름 없는 것이 우리가 사는 사회에는 여러 분야에서 나타나는 것을 봅니다.

한 예로 1950년대 멕시코만 석유시추권 공개입찰에서 석유 매장량이 많을 것이라고 추정하여 한 기업이 2,000만 달러로 입찰 가격을 써서 낙찰을 받았는데, 석유매장량의 가치는 1,000만 달러에 불과해서 결국 1,000만 달러를 손해보았다는 것이지요. 경쟁사와의 입찰 경쟁에서 승리는 했지만 실패했고 이를 ‘승자의 저주’라고 했습니다.

개인의 경우도 열심히 노력해서 돈도 벌고 지위도 얻었지만 회복될 수 없는 건강의 악화로 어려움을 겪는 이들 또한 승자의 저주 또는 피로스의 승리라 하겠습니다.

또 우리나라의 기업인이나 정치인들을 보면 승자의 저주에서 자유롭지 못한 이들의 모습 또한 적지 않습니다.

특히 역대 대통령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오늘의 발전된 대한민국이 있기까지는 대통령님들의 공로가 지대했습니다. 그분들의 리더십이 있었기에 일제 36년과 6.25로 황폐화된 이 땅에 자유민주주의의 깃발을 꽂고 시장 경제를 활성화하고 무에서 유를 만들어 이끈 결과 선진국으로 발돋움을 했다고 하겠습니다.

그런데 그분들의 공로는 그야말로 바둑에서 마지막 한수가 패착(敗着)이 되어 모든 것이 실패한 대통령으로 국민 다수에게 각인이 되었습니다.

싸움에서 이기기는 쉽지만 이김을 지키기는 어렵다는 중국의 오자(吳子)의 말이 마음에 다가옵니다.

앞으로 대통령이나 모든 분야의 지도자들은 ‘피로스의 승리’를 거울 삼아야하고 승자(勝者)의 저주(詛呪)(Winner's Curse)를 교훈 삼아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알렉산더 대왕이 페르시아 다리우스 왕과의 전쟁에서 폴리페르콘 장군이 깊은 밤중을 틈타서 다리우스의 군대를 치자는 제안에 알렉산더 대왕이 ‘안된다. 승리의 도둑질은 내가 할 일이 아니다’며 승리는 훔치는 것이 아니다라는 명언을 남겼습니다.

상대방을 모함하고 없는 것 만들어내고 하나의 약점이 있으면 그것을 침소봉대하여 무차별 공격하는 추한 모습을 다 동원하여 승리를 훔치는 일이 없어야 하겠습니다.

그리고 승리한 후에는 모든 것이 정당화되고 합리화되는 비열한 지도자가 없었으면 합니다. 그것 또한 승자의 저주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입니다.

안양광역신문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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