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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화웅칼럼

지사가 안 보이는 나라

기사입력 2022-08-13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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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사(志士)란 무엇일까? 지조(志操)를 가진 사람입니다. 지조 있는 사람은 지(知), 인(仁), 용(勇)을 갖춘 사람입니다. 그리고 하늘과 땅 어느 곳에 있든지 당당하고 올바른 마음을 가지고 바른 길을 가는 사람입니다.
우리나라가 국난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을 때 우국(憂國)에서 멈추지 않고 구국(救國)의 지도자로 온몸을 불사르고 순국한 면암 최익현(勉菴 崔益鉉 1833-1906) 꼽지 않을 수 없습니다.
최익현 선생은 경기도 포천 신북면에서 태어났습니다. 14세 때 성리학의 거두인 이항로(李恒老) 문하에 들어가 성리학의 기초를 닦았고 이때 애군여부(愛君如父: 임금을 사랑하기는 아버지를 사랑하는 것처럼 하라), 우국여가(憂國如家: 나라 걱정하기를 자기 집 걱정하듯 하라)의 정신을 가슴에 담았습니다.
1855년 명경과에 급제하면서 관직에 들어가 수봉관(守奉官: 왕세자 등의 산소를 맡아보던 관리) 지방관, 언관(言官)으로 있으며 불의와 부정을 척결하는 강직성을 보였습니다.
특히 1873년에 올린 계유상소(癸酉上疏)는 신미양요(1871)로 미국을 물리쳤다고 자만한 대원군이 송시열 선생이 명나라 신종을 위하여 만동묘라는 사당을 세우고 제사를 지내며 후세로 이어지며 선비들의 소굴이 되었다고 철폐를 하는 것을 시작으로 전국의 서원 철폐를 단행하자 이것이 잘못되었다고 대원군을 탄핵하는 상소로 결국 대원군이 권좌에서 물러나게 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고종의 신임을 받아 호조참판에 임명되어 그간 누적된 시대적 병폐들을 바로 잡는데 노력했습니다.
그러나 이로 인해 권신들이 대원군과 고종을 이간시키는 자라고 규탄을 받았고, 호조 참판을 사임하면서 올리는 상소문의 내용이 과격, 방자하다는 이유로 제주도로 유배 길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3년간 유배에서 풀려난 후 면암 선생은 관직을 포기하고 우국과 위정척사(衛正斥邪)의 길을 택하며 제일 먼저 일본과 맺은 병자수호조약(1870)체결이 잘못되었다고 결사반대하다가 흑산도로 유배를 당했습니다.
유배에서 풀려난 후 우리나라의 정세는 명성황후가 시해 당한 을미사변(1895), 임오군란(1882), 갑신정변(1884), 동학혁명(1894), 청일전쟁(1894) 등 나라는 있으나 나라가 안 보이는 혼돈과 파국의 상황이었습니다.
고종은 면암선생에게 호조판서, 경기도 관찰사 등 제수를 하였으나 모두 사퇴하고 오로지 사회의 병폐와 부정척결 일본배격 운동에 상소 등을 올리며 세를 규합하였습니다.
1905년 을사조약이 체결되자 을사오적을 처단하라는 상소를 올리고 1906년 200여명의 우국지사들을 모아 의병을 일으켰습니다. 후에 그 수가 500-800여명에 이르렀고 전북 태안에서 시작하여 정읍, 흥덕, 남원, 순창 등지 일본군에 맞섰습니다. 그러나 고종황제가 해산하라는 명령에 의병들은 모두 해산되고 면암선생을 비롯한 12명이 서울로 압송되어 일본 통감부의 재판을 받아 대마도 감금 3년형을 받고 대마도에 유배되었습니다.
면암선생은 ‘내가 늙은 몸으로 어찌 원수의 밥을 먹고 살겠느냐며 너희나 살아 돌아가 나라를 구하라’며 단식을 하다가 1906년 11월 17일 대마도에서 순국하였습니다. 그때 그가 신고 있던 버선 속에 흙이 한줌씩 들어 있었는데 결코 일본 땅을 밟지 않고 조국의 땅을 밟는다는 일념을 엿볼 수 있습니다. 1962년에 정부에서 면암선생의 진충보국의 공을 인정해서 건국훈장 대한민국장이 추서되었습니다.
지사는 불의와 불공정 앞에서는 죽기로써 대항하여 뜻을 굽히지 아니하여야(지사불굴 至死不屈)하고, 죽기로써 자기의 의견을 주장하여 바르게 나아가는(지사위한 至死爲限) 사람입니다. 지금은 그런 사람이 안보입니다.
정당은 안보이고 패거리만 보이고, 애국심은 안보이고 탐욕만 보이고, 지조와 신념을 안보이고 위선과 거짓만 보이고, 원칙은 안보이고, 편법과 불법으로 기만하고, 국민들을 불안과 절망으로 빠져들게 합니다. 정의와 공정은 자기편에만 있고 갖은 궤변과 요설로 국민을 조롱하는 지도층 사람들이 면암 최익현 선생의 애국심과 지사 정신을 본받았으면 합니다.
 

안양광역신문사 (aknews0511@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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