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회(河回)마을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2010.7)되기 이전부터 세계적으로 조명을 받고 있는 대한민국의 대표적 유산 가운데 하나이었습니다.
그 예로 영국의 엘리자베스 2세 여왕께서 1999년 4월 국빈 방문 3일째 하회 마을 방문하였고 73회 생일을 맞아 하회마을에서 한국 전통의 생일상을 차려 대접한 일은 한 국민에게도 큰 감동을 주었습니다.
이때 하회마을의 산주 김종훈(金宗興 1955~) 장승제작 명인이 생일 날짜가 여왕님과 같아 축배를 함께 한 일도 큰 화제였습니다.
하회 마을에는 풍산 류씨 120여 가구, 230여명이 살고 있다고 합니다. 이 마을의 산주(山主)는 류씨(柳氏)가 아닌 다른 성씨를 가진 이가 산주로(山主)(산대탈을 보존하는 제사장격) 추대되어 마을의 제사장 일을 보고 있다고 합니다.
김종흥 씨는 하회 옆 마을에서 태어나 자랐고 30여년 전 하회 마을입구로 이주하여 장승제작과 하회별신굿 탈놀이 보존회를 책임 맡아 전통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동안 장승을 300개 이상 제작하여 전국에 설치하였고 그의 전시장 목석원(木石園)에만도 크고 작은 장승이 400여점 전시되어 있습니다.
장승의 어원은 신라와 고려시대에 장생(長栍), 장생표주(長生標柱), 목방장생표(木傍長生標), 황장생(皇長生) 기록이 있고, 고려후기와 조선시대에는 승(栍), 장승(長栍, 長丞, 長承), 장승우, 장성 등등의 명칭으로 전해 내려오다가 1933년 한글 맞춤법 통일안에 의하여 ‘장승’으로 표준말이 되었습니다.
그 외에도 장승은 민간들 사이에서 장신, 벅수, 벅시, 수살이, 수막살이, 돌미루, 당산 할아버지, 돌하루방 등 여러 가지로 불리웁니다.
장승의 모습은 위협적이면서도 인자하거나 코믹한 면도 있고 어수룩한 표정도 있어 사람들과 친밀감이 있습니다. 민간 신앙과 유교, 불교 등 종교적으로 여러 가지 의미를 부여하여 수호신으로 길을 안내하는 노신(路神)으로 귀신이나 질병을 쫒아내는 축귀나 역신으로 상징되기도 합니다. 현대에 와서는 민속관광 상품으로 변형되어 다양하게 상품화하여 판매되고 있습니다.
하회마을에서는 장승과 더불어 하회 별신굿 탈놀이로 하회의 브랜드가 되었습니다. 800여년 전부터 전래된 탈놀이는 마을의 안녕과 풍년을 기원하며 별신굿을 하는데 별신(別神)은 별나다, 특별하다는 뜻을 지닌 굿으로 이를 이끄는 이가 산주 김종흥씨입니다. 산주는 종신직이라고 합니다. 별신굿 탈놀이는 주 6회 공연을 하고 토요일은 2회 공연을 하는데 귀빈들이 방문할 때는 방문한 시간에 맞추어 공연을 한다고 합니다. 공연시간은 1시간 정도라고 합니다.
별신굿의 구성은 신내림을 받는 강신과정과 신을 즐겁게 해주는 오신(娛神)과정, 신을 다시 본래의 자리로 되돌려 보내는 송신(送神)과정으로 되어 있다고 합니다.
특히 국내외 귀빈들이 방문하면 마을을 둘러보고 별신굿 탈놀이 공연으로 하회 마을의 전통의 가치를 재현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세계의 지도자들이 한국을 방문할 때 한 마을을 둘러보는 일은 하회마을이 유일하다고 하겠습니다.
우리나라 김대중 대통령을 비롯하여 영국의 엘리자베스 2세 여왕, 미국의 조지 부시 아버지 대통령과 아들 대통령, 슈뢰더 독일 전 총리, 보리소브 사하공화국 대통령, 팔라우 대통령과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를 비롯 여러 나라 대사들도 방문하였고, 필리핀의 복싱역사의 전설 파퀴아오 상원의원 등 많은 국내외 인사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때 산주 김종흥씨는 별신굿 공연을 하고 자기가 제작한 장승을 선물하며 정을 나누기도 합니다.
디지털과 뉴 노멀시대 천년의 향기와 우리의 역사와 정신과 모습을 유지하며 계승하는 하회마을과 하회탈과 별신굿과 장승을 품고 손님들을 맞이하는 하회마을은 한국을 뛰어넘어 인류 역사의 뛰어난 문화적 전통과 사람이 살면서 사람과 자연이 상호작용을 하고 예술 및 문화를 가시적으로 보여주고, 주변의 자연미를 인간과 조화시키는 최상의 마을입니다.
마을에 가지런히 펼쳐져 있는 초가와 기와집의 정적인 모습이 평화로움을 보여 준다면, 별신굿 탈놀이는 동적(動的)인 강열함이 있습니다.
유화웅-시인, 수필가/예닮학교 교장